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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말초적인 자극에 절여져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자극은 피로감을 동반한다. 그래서 오늘은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해보았다. 그러면서 느낀 점들을 하나하나 써본다. ​ 1. 아무것도 안 하면 생각보다 시간은 느리게 간다. - 최근 일주일 간 일이 너무 많았다. 비몽사몽간에 머릿속으로 하나 둘 짜 맞추면서 외부 자극을 최소화했는데(스마트폰 안 봄) 이 정도면 지겹도록 생각을 많이 했다고 생각해서 눈을 떠보니 1시간 30분이 흘러 있었다. ​ 2. 계획은 적당히 세워야겠다. - 왜곡된 시간 감각을 돌이켜 보니 항상 뭘 해야겠다고 머릿속으로 생각했다가 이게 2-3개가 겹치면 사람이 고장이 나는 듯하다. 더군다나 직장을 다니거나 학원에 다니면 외부 과제 또한 주어진다. ​ 그러면 꼭 실수가 난다. 오늘도 호텔 예약을 한다는 게 잘못해서 하루 늦은 날 예약을 했고, 결제 즉시 환불 불가 건이라 몇 차례 전화를 걸어 일을 바로잡아야 했다. ​ 3.내 시간이 타에 잠식 당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 - 이탈 된 시간은 쉽게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 같다. 그 이탈이 돌이켜 보았을 때 한 가지가 되어 삶을 바꾸어 놓기도 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그런 순간들이 쌓이기 전이 1번으로 돌아가 충분히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좋았던 순간을 재현하면서 사는 것

살다 보면 생각해야 할 것들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좋아했던 것에 대한 집중력이 흩어진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게 완전히 사라져 있는 것을 느끼게 된다. 시를 쓸 수 없게 되고, 소설을 쓸 수 없게 되고, 그림을 그리지 않게 된다. 여기까지면 다행이지, 연애도 여행도 그냥 먹고사는 일도 재미가 없어지면 큰 일이다. 얼음으로 만든 다리가 천천히 녹아 사라지는 것과 비슷하다. 그것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황량하고 무의미하다.

미국의 재즈가수 토니 베넷은 95세의 나이에 마지막 공연을 감행한다. 5년간 치매를 앓던 중이었기에 스태프와 관객은 그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베넷은 음악을 듣자마자 반사적으로 노래를 시작했고, 모든 무대를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무대 말미에는 전성기의 몸짓과 표정이 돌아와 있었다고 한다. 그 힘은 어디서 났으며, 무엇이 노인의 무의식을 훑고 올라온 것일까 궁금해진다. ‘내가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갈 때, 당신의 황금빛 태양은 날 위해 빛날 거예요’ 공연의 마지막 노래 가사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그 끈을 놓지 않고 끄끝내 재현하는 삶을 언제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당장 불안정함과 혼란이, 무기력이 모든 것을 잠식하도록 내버려 둘 생각이 없다. 주기적으로 좋았던 순간을 재현하면서 살다 보면 마치 음악이 그렇듯이 훅하고 들어오는 카덴차를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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