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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말초적인 자극에 절여져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자극은 피로감을 동반한다. 그래서 오늘은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해보았다. 그러면서 느낀 점들을 하나하나 써본다. ​ 1. 아무것도 안 하면 생각보다 시간은 느리게 간다. - 최근 일주일 간 일이 너무 많았다. 비몽사몽간에 머릿속으로 하나 둘 짜 맞추면서 외부 자극을 최소화했는데(스마트폰 안 봄) 이 정도면 지겹도록 생각을 많이 했다고 생각해서 눈을 떠보니 1시간 30분이 흘러 있었다. ​ 2. 계획은 적당히 세워야겠다. - 왜곡된 시간 감각을 돌이켜 보니 항상 뭘 해야겠다고 머릿속으로 생각했다가 이게 2-3개가 겹치면 사람이 고장이 나는 듯하다. 더군다나 직장을 다니거나 학원에 다니면 외부 과제 또한 주어진다. ​ 그러면 꼭 실수가 난다. 오늘도 호텔 예약을 한다는 게 잘못해서 하루 늦은 날 예약을 했고, 결제 즉시 환불 불가 건이라 몇 차례 전화를 걸어 일을 바로잡아야 했다. ​ 3.내 시간이 타에 잠식 당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 - 이탈 된 시간은 쉽게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 같다. 그 이탈이 돌이켜 보았을 때 한 가지가 되어 삶을 바꾸어 놓기도 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그런 순간들이 쌓이기 전이 1번으로 돌아가 충분히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무료(공개)한 초단편 소설, 게비스콘은 위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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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비스콘은 위험해

2013년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하고 티베트의 달라이라마가 중국에 독립을 요구하며 정권을 쥐었을 때, 인도 빈민가의 크리슈나 씨도 기이한 종교적 체험과 함께 새로운 성인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무려 36시간 동안 사어(死語)인 고대 인도어를 쏟아낸 이후 세상에서 가장 관대한 인간이 되어 사람들에게 사랑과 치유를 전파했다.

크리슈나 씨는 불가촉천민 계급으로 중풍을 앓는 노모를 모셨다. 아들 핫산은 어떤가 하면, ‘생양아치’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았고 아내는 크샤트리아 집안에 하녀 일을 하다가 주인과 눈이 맞아 달아난 지 오래였다. 괴로운 일상은 크리슈나 씨를 ‘만성두통’이라는 끔찍한 고통 속으로 몰아넣었다.

‘생각에 체해서 그래, 소화제를 뇌에 쓰면 어떨까? 뇌나 장이나 생긴 것도 비슷한데….’

크리슈나 씨는 이 생각에 따라 노모가 쓰던 링겔에 게비스콘 2통을 녹여 담은 다음 자기 정맥에 꽂았다. 혈관을 타고 돌다 뇌에 닿을 터였다. 그날 밤 그는 기묘한 꿈을 꾸었다. 흰옷을 입은 소방관들이 자신의 뇌 속에 들이닥쳐 흰 액체를 마구 분사하는 꿈이었다. 잠시 후 검고 끈적끈적하고 기분 나쁜 ‘어떤 것’이 하수관 터지듯 쏟아졌다.

크리슈나 씨는 눈을 뜨곤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방언의 시작’, 방언이 시작되고 12시간 후 세계 각기의 언어 전문가가 그의 방언을 녹취해 해석하려 했지만, 아무도, 아무것도 얻어낼 수 없었다. 본인에게 직접 물었을 땐 그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함구할 뿐이었다. 음모론자들은 그의 말이 ‘세계 종말에 대한 메시지’라고 말하기도 했고 ‘영생의 비밀이 담긴 주문’이라고 믿기도 했다. 그게 사실 노모에 대한 원망과 자식에 대한 실망, 아내에 대한 저주가 담긴 36시간짜리 욕설이란 걸 아는 사람은, 아직도 크리슈나 씨 본인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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